미션(The Mission) 다운
이상 영화에서 찾아지는 갈등의 구조는 현재 우리가 당면하는 삶의 모든 정황에 잘 들어맞는 알레고리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아의 대(對)세계적 실현 의지와 세계의 대자아적 억압 구조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이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착안해야 할 문제는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여전히 그러한 긴장 관계가 우리의 선교활동에 내재되었느냐`는 점이다. 대답은 `그렇다`이다. 선교하시는 하나님이 세상을 향해 선교하셨던 그 순간서부터 여태까지 인간은 그러한 괴리들로 인해 하나님과 조율하고 있고, 지상의 `선교들`도 부단한 갈등과 왜곡 속에서 참된 선교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기독교 선교는 전례없이 다양하고 급변하는 피선교지를 앞에 두고 있다. 그것은 몰락한 동구권일 수 있고, 격변하는 제3세계권일 수 있고, 신음하는 `여성`일 수 있고, 부유하는 `민중`일 수 있으며, 냉랭한 서구 기독교권일 수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선교지를 놓고 우리는 무슨 묵시(vision)와 메시지로 그들을 일깨우고, 보다 더 하나님의 백성의 됨됨이로 살게끔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당위는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그러나 영화 『미션』이 시사하듯이 세상 권세가 우리로 하여금 자본친화적 생리와 폭압적 양식을 원용하도록 요구하고, 기독교적 이상을 현실에 맞춰 순응하게 하며, 역동적인 선교사업을 관료화하게끔 유도한다 하더라도 `아니다`라고 대답할 다짐은 바로 지금 내릴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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