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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같은 학교 출신 사이에 이루어지는 파벌이 학연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즉. 먼저 학벌의 실체를 밝히는 논점의 명확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중학교 일반사회 에도 나오는 토론의 제1 절차이다. 학벌 유명론(唯名論) 학벌을 실체 없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가리켜 학벌 유명론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서울대 뿐 아니라 미국 하버드에서도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끼리의 유대관계는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2) 가족공동체와 권력과 학문의 공속 전통사회에서 존재했던 사회구성체들이 본질적으로는 모두 가족공동체들이었다는 사실은 전통사회에서 권력이 가족적인 방식으로 배분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그것은 배움이었다 ......

Index & Contents

사회과학 올립니다 교육과 사회 - 학벌 사회에 대해서

[사회과학]교육과 사회 - 학벌 사회에 대해서

Ⅰ. ‘학벌’논의의 우선과제

이전의 나는 많은 학우들과 ‘학벌’을 주제로 토론을 하다 보면 갑갑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학벌의 폐해를 성토하는 학우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지 못하는 갑갑함이었다. 남들은 다 문제라 하지만 내 눈에는 문제로 보이지 않는 데서 오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학벌 하지만 학벌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부터가 모호했다. 흔히 하는 말로 서울대 뿐 아니라 미국 하버드에서도 같은 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끼리의 유대관계는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사회에서 학벌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가 능력이 다소 모자란 사람들의 과장된 피해의식이라고 까지 생각하였다. 즉 학벌문제란 사회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개인의 문제이며 학연 또는 학력이 있을 뿐 학벌은 실체가 없는 것이고, 설사 학벌이 문제된다 해도 이는 개인들의 능력 차이인 것으로 능력에 따른 차별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때문에 학벌을 성토하는 의견에는 ‘그렇다면 결과적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냐’고 냉소하고 학벌사회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대부분의 의견을 실현가능성 없는 것이라고 매도하였다. 토론 역시 겉돌 뿐 깊이 있는 토론이 될 수 없었다.

학벌의 실체를 규명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는 모든 학벌사회에 대한 토론은 공허할 뿐이다. 먼저 학벌의 실체를 밝히는 논점의 명확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중학교 일반사회 에도 나오는 토론의 제1 절차이다. 논점을 명확히 한 후에야 폐해와 대책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 글에서도 학벌의 실체를 먼저 규명한 후 그 대표적 폐해를 살펴보고자 한다.

Ⅱ. 학벌의 실체

1. 학벌 유명론(唯名論)

학벌을 실체 없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입장을 가리켜 학벌 유명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학벌에 대한 문제제기를 열등한 사람들이 뛰어난 사람들을 시기하고 모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토론과 사회과학적 탐구는 불가능할 것이다. 학벌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우리는 먼저 학벌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게 된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나온 표준국어대사전은 학벌을 ①　학문을 닦아서 얻게 된 사회적 지위나 신분. 또는 출신 학교의 사회적 지위나 등급. ② 출신 학교나 학파에 따라 이루어지는 파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마치 ‘불사조’라는 단어의 뜻이 사전에 있다고 하여 이것이 불사조가 현실에 존재함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위와 같은 학벌의 사전적 뜻풀이가 학벌의 실재를 규명해주지는 못한다. 설령 학벌이 파벌이라 할지라도 파벌은 인간 세상 어디에나 있을 수 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관계중 하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같은 학교 출신 사이에 이루어지는 파벌이 학연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 있는 학벌 유명론에서는 우리가 학벌문제라고 부르는 모든 병리적 현상들을 단순히 개인의 능력 차이로 보거나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연고관계로 치환한다. 이렇게 학벌을 사회적 현상이 아닌 개인의 속성으로 보게 되면 학벌 문제는 그저 열등한 자들의 원한의 표현이 되어 버린다. 사람들의 능력이 천차만별인데 똑똑한 사람이 못난 사람보다 잘 사는 것을 누가 탓할 수 있을까 학벌이 사회현상이며 가치중립적 학연이 아닌 실체임과 그 특수성을 밝히려면 학벌의 성립과정을 살펴 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2. 가족공동체의 변형으로서 학벌의 성립

(1) 전통사회의 가족이데올로기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가족은 유달리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통사회 특히 조선시대부터 그 세력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현대에 이르기 까지 우리네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바로 유교 사상이다. 그 유교의 사서중 하나인 대학에서 임금은 백성의 부모라 하였다. 유학은 백성이 부모를 섬기듯 임금을 섬기고 임금은 자식을 돌보듯 백성을 다스릴 때 가장 이상적인 왕도정치가 실현된다고 하였다. 유학의 입장에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과 집안을 다스리는 것이 그 크기에서만 다른 것일 뿐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았다. 흔히 듣는 제가(齊家) 후 치국(治國)도 같은 맥락이다. 즉. 유학자들은 가족이데올로기를 보편화함으로써 모든 사회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철저히 강조된 가족이데올로기는 개인과 사회에 두 가지 병폐를 미쳤다. 첫째로 개인의 고유성과 자립성은 전혀 인정되지 않았다. 모든 개인의 존재는 부모의 존재에 의존하고 귀속되어서 부모의 죄를 아들도 같이 짊어졌고, 가부장의 권위 앞에서 개인은 그 주체성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둘째로 큰 가족과 작은 가족의 이익이 충돌할 때 작은 가족의 이익을 우선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큰 가족은 국가이며 작은 가족은 혈연적 가족 혹은 가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조선 후기 벌열가문을 생각하면 어렵잖게 이해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전통사회에서는 개인도 나라도 존재하지 않았고 오직 존재하는 것은 가족뿐이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공동체가 가족적 공동체 논리에 따라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문제는 앞에도 나왔듯이 유교가 작은 가족의 이익을 큰 가족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여겼다는 데 있다.

(2) 가족공동체와 권력과 학문의 공속

전통사회에서 존재했던 사회구성체들이 본질적으로는 모두 가족공동체들이었다는 사실은 전통사회에서 권력이 가족적인 방식으로 배분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전통사회에서 가족과 권력은 본질적으로 함께하는 것이다. 권력에 참여하는 것은 특정한 가족의 구성원이 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내가 귀속한 가족의 권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내가 참여하고 행사하는 권력의 크기가 증대되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권력이 가문에 의해 불평등하게 배분될 경우에는 언제나 그 불평등을 정당화할 수 있는 합리화의 근거가 요구된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그것은 배움이었다. 더 많이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을 다스려야 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이 사회에서 자명하게 받아들여졌던 통치이데올로기였다. 문,사,철의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문사들이 과거를 통해 사회를 지배하는 사회에서 학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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